수도권 집중과 지역 인구 유출이 심화하는 가운데 지역 인구 정책 무게중심을 인구 유치에서 산업·일자리 연계로 옮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청년층은 인구 유입에 성공하더라도 양질의 일자리와 지역 내 경력 발전 기반이 부족하면 지역경제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다시 유출될 수 있다.
경제 수준만으로는 청년 못 잡아
국회미래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지역 인구정책의 중장기 전환 방향: 인구 유치에서 산업·일자리 연계로' 보고서를 보면 2010~2024년 청년층(19~34세)은 수도권으로 집중적으로 이동했다. 이 기간 연평균 청년 순이동률은 경기와 인천, 서울에서 각각 인구 1000명당 14.36명, 6.79명, 6.70명 순유입된 반면 다수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순유출됐다.
경남에서도 청년 유출이 두드러졌다. 2010~2024년 경남 청년층(19~34세)은 연평균 인구 1000명당 16.35명이 순유출됐다. 전남(27.21명), 전북(23.55명), 경북(18.92명)에 이어 16개 시도 가운데 네 번째로 큰 규모다. 경남 청년 순유출은 2010년 인구 1000명당 3.87명에서 2017년 13.78명, 2024년 23.24명으로 갈수록 확대됐다.
인구이동은 크게 지역경제 수준과 고용의 질 두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다.
우선 청년층 인구이동은 지역경제 여건과 밀접한 관계를 보였다. 연구원이 전국 16개 시도 2010~2024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 지역 1인당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이 1% 증가하면 다음 해 청년 인구 10만 명당 순이동 수지가 약 86명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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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DP 성장률이 1%p 상승했을 때는 다음 해 청년 인구 10만 명당 순이동 수지가 약 113명 높았다. 경제 여건과 다음 해 인구이동 관계는 비청년층보다 청년층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하지만 경제 수준만으로 청년 이동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려웠다. 대표적인 사례가 울산이다. 울산은 2010~2024년 1인당 실질 GRDP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지만 2016년 이후 청년 순유출이 이어졌다. 경남 역시 같은 기간 1인당 실질 GRDP가 평균 3552만 원으로 16개 시도 가운데 8위였지만 청년 유출은 갈수록 확대됐다.
고용률만 높다고 청년 정착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경남 2010~2024년 청년 고용률은 평균 59.98%로 16개 시도 가운데 9위로 중위권이었다. 고용률이 높더라도 임금이나 고용 안정성이 낮거나 전공·숙련과 직무가 맞지 않고, 지역 안에서 경력을 발전시킬 기회가 부족하다면 장기적인 청년 정착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지역 경제 수준뿐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와 청년이 경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산업 구조도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전문과학기술·정보통신·금융보험 등 지식기반형 산업 종사자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청년 순이동률도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는 지식산업 기반과 양질의 일자리 기회가 청년층 이동과 연관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원은 지역 일자리 '경력 경로 미스매치'를 짚었다. 첫 일자리는 지역에서 구할 수 있더라도 이후 이직이나 승진, 전문성 축적을 통해 한 단계씩 올라갈 수 있는 '경력 사다리'가 부족하면 청년이 지역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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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입' 넘어 '정착'해야 경제효과
사람을 지역으로 끌어들이는 것 자체가 지역경제 성장으로 직결되지도 않았다. 전체 순이동률이 인구 1000명당 1명 높아지면 다음 해 1인당 실질 GRDP는 약 0.4%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인구 순이동과 다음 해 실질 GRDP 성장률 사이에서는 유의한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사람이 늘어나면서 경제 규모는 다소 커지지만, 성장 속도가 빨라지는 단계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연구원은 유입 인구가 지역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이들이 지역 산업과 일자리에 흡수돼야 한다고 봤다. 하지만 비수도권은 청년층을 흡수할 지식기반형 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얇다. 실제 생산자서비스업 종사자 비중은 수도권이 24.10%인 데 비해 비수도권은 13.18%였다. 이러한 산업 기반이 부족하면 사람을 데려오더라도 소비와 생산, 혁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다시 지역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원은 지역 인구정책 무게중심을 사람을 얼마나 부르느냐에서 온 사람을 산업·일자리와 어떻게 '잇느냐'로 옮겨야 한다고 제언했다. 단기적으로 전입·주거 지원을 산업·일자리 정책과 연결해 유입 인구 취업과 창업, 소비, 혁신까지 이어지는 정책 경로를 만들고 단발성 현금 지원 중심 사업을 보완해야 한다고 봤다.
청년층에는 지역 대학과 기업을 연계한 현장실습과 직무교육, 전략산업 맞춤형 인력 양성 등을 통해 지역 안에서 성장할 수 있는 '경력 사다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비수도권에서도 청년이 선택할 수 있는 지식기반형 산업과 미래 전략산업을 육성하고 이를 대학·연구기관·인재·생활 인프라와 연결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건과 다음 해